노벨상 시상 연설

 전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교수위원회에서는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광선을 이용하여 심상루프스(결핵성피부염) 치료법을 발견한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의 닐스 핀센 교수님을 선정하였습니다. 


 핀센 교수님의 연구 중에서 이 질병과 관련된 업적은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그 결과 또한 매우 훌륭하여 오늘날 광선치료법이라는 의학기술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그의 관심은 광선 때문에 나타나는 생물학적 문제점이었습니다. 이것으로부터 그는 질병을 앓고 있는 피부에 미치는 광선의 효과를 고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핀센 교수님의 첫 번째 연구는 천연두였습니다. 이 연구는 비록 심상루프스에 적용된 원리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이를 위한 기반 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1983년, 핀센 교수님은 천연두 치료법으로 적외선 사용을 권장하였습니다. 이 치료법을 사용하면 피부는 유해한 광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피부 병소의 회복을 촉진함으로써 이 질병으로 인한 상처의 흔적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수년 전부터 이와 비슷한 천연두 치료법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을 실행하기 위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그렇지만 핀센 교수님이 이 주제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였을 당시 상황은 훨씬 좋아져 있었습니다.  


1889년 위드마크 박사는 대부분의 스펙트럼이 굴절하는 광선, 특히 자외선에 노출된 부위에 강력하고 특별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 효과는 열선으로 생긴 자극 또는 화상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없거나 기껏해야 아주 약한 효과를 보였지만, 광선에 노출된 지 몇 시간 후에는 자극이 느껴졌습니다. 그 자극은 점차 강해졌다가 다시 약해졌으며 약 24시간 동안 나타났습니다. 


핀센 교수님의 천연두 치료법에는 위드마크의 발견이 이용되었습니다. 그는 적색 유리와 커튼 등으로 자외선을 걸러 냄으로써 환자를 어두운 공간에 가두지 않고서도 광선에 노출시킴으로써 나타나는 피부 자극을 예방할 수 있었습니다. 


천연두 치료법에 관한 핀센 교수님의 업적도 중요하지만 그의 또 다른 업적은 이보다 더 놀라웠습니다. 이후의 연구에서 그는 고도로 굴절시킨 광선의 강력한 생물학적 효과를 치료에 이용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일반적인 광선 이외의 다른 광선을 치료에 이용하는 길을 열었으며 이것이 과학적 광선치료법의 시작이었습니다. 


핀센 교수님의 광선치료법은 광선이 세균의 성장을 막으며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가 세균에 감염된 생물체에 이 광선을 응용하기 전인 1877년에 이미 다운스 박사와 블런트 박사는 이 현상을 관찰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두클로 박사, 루 박사, 부커 박사 등과 같은 수많은 과학자들이 세균 배양을 연구하였습니다. 이 경우에도 스펙트럼을 고도로 굴절시킨 광선이 활성을 나타냈습니다.  


세균에 감염된 생물체에 대한 광선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병인성 미생물이 광선에 의해 파괴되는 것과 함께 조직 자체에 대한 광선의 효과를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이 두 요소 중 어느 것이 광선 치료의 효율에 더 중요한지는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합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든지 간에 강하게 굴절시킨 광선이 가장 좋은 활성을 나타내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조금 굴절시킨 광선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유기체의 산화에 매우 불리했기 때문에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은 핀센 박사님의 광선치료법은 연소유리로 병인성 조직을 연소시켜 심상루프스를 치료하려는 것으로, 이것은 이전의 시도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핀센 박사님의 심상루프스 치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태양광 또는 강력한 전기불꽃 램프의 빛(이 두 종류 모두 높은 비율의 활성 광선을 포함함)을 적절한 조성을 지닌 렌즈로 모읍니다. 그리고 열선은 가능한 한 제거합니다. 이 광선을 좁은 영역의 병인성 피부에 조사하고 압력에 의해 혈액을 건조시킵니다. 이 광선을 1시간 동안 계속 조사하면 그 즉시 피부가 붉어지면서 약간의 염증을 일으킵니다. 다음 며칠 동안 이 염증은 지속되다가 곧 가라앉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시점에 상처도 회복되기 시작해서 흔적이 남고, 결국 이 흔적은 정상 피부와 동일하게 됩니다. 모든 환부를 이 방법으로 치료하게 되는데, 필요하다면 이와 같은 과정을 같은 부위에 두 번씩 반복합니다.  


이러한 치료는 환자에게 불쾌감을 주지는 않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며 주의 깊은 감독과 상당한 시간을 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단점은 치료 결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 방법은 다른 피부 질병의 치료에도 유용하며, 특히 심상루프스의 치료에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질병에 대한 기존의 어떤 치료법도 광선치료법의 결과와 비교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심상루프스는 피부, 특히 코·눈썹·입술 및 볼과 같은 얼굴에 나타나는 일종의 결핵입니다. 피부는 점차 벗겨지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의 얼굴이 점점 더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질병은 특히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특징이 있어 10년, 20년 또는 그 이상 활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현재까지 시행한 그 어떤 치료법으로도 이 질병에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이러한 형태의 치료를 참고 견딘다 하여도, 그 결과는 좌절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질병에 대한 궁극적인 치료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심상루프스에 대한 핀센 박사님의 치료법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는 매우 훌륭했으며 이 방법은 전 인류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핀센 박사님은 1895년 11월에 심상루프스 환자를 처음으로 치료하였습니다. 


비록 이 방법은 아직도 더 연구하고 개발해야 하지만 어떤 치료법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이 중증 환자는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 성공적인 소식은 곧 널리 알려졌습니다. 심상루프스로 고통 받는 환자들은 더 이상 숨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치료를 받기 위해 서둘러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만족했습니다. 


이 새로운 방법은 의학계에 널리 알려졌으며 현재 사용중입니다. 의학 종사자가 아닌 박애주의자들도 이 치료법을 전폭적으로 지지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듬해인 1896년에 개인 기부금을 위주로 코펜하겐에 핀센 광선치료 연구소가 세워졌습니다. 주와 시 당국에서도 기부금을 냈습니다. 이 연구소는 광선의 생물학적 효과에 대해 연구하였고 그 결과는 의학에 실질적으로 응용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연구소는 계속 발전하여 최근에는 독립 건물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이 건물에는 치료를 위한 임상 및 실험 연구실이 들어섰습니다. 현재는 8명의 박사, 53명의 간호원, 3명의 보조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수많은 직원과 국내 인력이 고용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소는 여전히 심상루프스를 치료하는 핀센 박사님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 6년 동안 치료한 심상루프스 환자들에 관한 첫 보고서가 출판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190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이 연구소에서 치료받은 약 800명의 환자에 대한 임상 기록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운 것이었으며 이전의 어떤 치료법보다도 우수했습니다.  


병소가 광범위하고 오랫동안 투병중이던 많은 환자들 중에서도 50퍼센트가 치료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회복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완전히 치료되지 않았던 환자 중 50퍼센트는 부분적으로 치료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 환자의 약 5퍼센트만이 치료에 실패하거나 일시적인 효과를 얻었습니다. 1901년 12월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치료된 심상루프스는 300여 건이나 됩니다. 최근에는 초기 심상루프스 환자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초기 심상루프스 환자는 치료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에 미래는 매우 희망적입니다. 핀센 박사님의 말처럼 만성 심상루프스 환자가 덴마크에서 사라질 날이 곧 올 것입니다.  


이 방법은 앞으로 무한한 도약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핀센 교수님의 연구는 의학의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발전을 이끌어 냈습니다. 때문에 핀센 교수님은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인류로부터 감사를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오랜 질병으로 핀센 교수님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교수위원회는 핀센 교수님을 대신해서 올해의 노벨상을  수상하기 위해 순트 해를 건너오신 덴마크의 스포넥 경에게 감사드립니다. 

왕립 카롤린스카 연구소 소장 K. A. H. 뫼르너